'여름휴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8/08 전남에서 보낸 여름 한 자락 (4)
  2. 2007/08/13 부산 해운대 (2007.7.30 - 8.1)

3박4일의 여름휴가를 전라남도의 천관산 주변에서 보내고 왔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자연휴양림 중의 하나인 천관산 자연휴양림의 통나무집에 신청을 했었는데, 운 좋게 당첨이 되어 숙소는 천관산으로 정했고, 해남, 완도, 강진 주변을 돌아 볼 수 있었다. 올라오는 길에 담양에도 잠시 들렸다. 전남은 오래 전에 선배 결혼식에 가느라 비행기타고 광주에 갔다온 것 이외에는 가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미지의 지역이다.

길이 많이 좋아져서인지... 서울에서 남도 끝자락까지 가는 데에도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5시간 정도 걸렸던 듯. 여름 휴가철인데도 서해안 쪽으로 가는 사람들이 없어서인지 길도 별로 밀리지 않았고...

숲 속의 통나무집에서 잠이 들고, 벌레들 울음 소리, 나뭇잎 사이로 내리는 빗소리에 잠이 깨는 하루 하루도 즐거웠고, 상쾌한 공기와 그림처럼 아기자기한 해안과 작은 섬들도 아름다왔다. 반도의 끝, 바다에서 가까운 곳이라 산이라고 해도 그렇게 높거나 험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뜻밖에 높게 솟은 산, 특히 아름다운 돌산들의 모습을 보고 신기하기도 했다.

천관산의 숲속의 집 근처 산책로. 쭉쭉 뻗은 나무들로 숲은 울창하고 길 가에는 예쁜 꽃들도 많이 피어 있다.
(사진이 많아서 작은 사이즈로 넣었다. 자세한 사진이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마도 없을 듯...^^;;)

   

한 고개 넘어가 만난 사찰. 천관사라고 했다. 조용한 절집의 공부방에서 스님은 책을 읽고 계셨고, 오래된 돌탑과 석등, 그리고 색 바랜 절집의 단청을 한참 바라보다가 돌아 왔다. 돌아 오는 길에 바라본 천관산은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마법의 성처럼 산등성이에 삐죽 삐죽 바위들이 나와 있는 예쁜 산이었다.

   

숲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나서다가 산 중턱에서 아랫마을을 바라다 보고...



강진을 거쳐... 해남으로 향했다.



우리의 첫 목표는 땅끝. 알고 보니 땅끝은 꽤 유명한 관광지였다..; 무더운 날씨여서인지, 바다 건너 보이는 섬들은 안개로 뒤덮여 있어서 신비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땅끝 기념비로 향하는 길에 앉아서 쉬어본 정자에서 부채를 펴든 도윤이는 마치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라도 읊을 것 같은 모양새....

   

땅끝탑에 적힌 싯구들을 읽어 보고... 방명록에 소원도 적어 보고... 계단 아래 바다에도 내려갔다가... 다시 땅끝 탑이 있는 곳으로 뛰어 올라가보고.... 언덕 위에 있는 전망대는 생략...

   



근처의 식당에서 전복구이를 먹었다. 살아 있는 싱싱한 전복구이가 맛은 있었는데.... 몸부림치는 전복을 보다가 먹는 기분은 그다지 좋지만은 않더라... 그리고 해물탕... 전복죽...

   

그 옆의 완도로 이동. 완도를 한 바퀴 돌고 이어지는 신지도도 한 바퀴 돌고... 김이며, 미역, 다시마, 멸치 등을 하나 가득 샀다. 완도에는 수산물 가공 공장들이 가득있었는데... 수퍼에 가면 여기저기 완도산이라고 쓰인 제품들이 많은 까닭이 그것이었나 보다.

오다가 들른 완도의 정도리 구계등. 동글동글한 자갈들이 가득 차있는 해변에 신이 나서 뛰어 다니던 아이들은, 자갈들 사이로 엄청나게 돌아 다니는 갯쥐며느리떼와 마주치고는 공포에 질리고 말았다. 무서워서 이리로도 저리로도 못가고 어쩔 줄 몰라하는 서울 아이들을 데리고 예쁜 자갈과 시원한 바다로 가득 차있는 해변을 벗어났다.

   

구계등의 매점에서 마주친... 마루 밑에서 피서 중인 강아지 한 마리. 그리고 숲 속의 집으로 돌아와 만난 자벌레 한 마리.
   

다음날,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로 유명한 보길도를 가면서 남해의 섬들을 둘러 보려던 나의 계획은, 아침 내내 내리던 비와 비를 핑계대고 숙소에서 게으름을 피운 우리 모두의 탓으로.... 강진 구경으로 바뀌어 버렸다. 강진 시내에 있는 영랑 김윤식의 생가는, 예쁜 주차장과 생가에 이르는 벽돌 도로, 근처 동네의 돌담길에서 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안으로 들어가니 아주 잘 꾸며져 있었다. 집 뒤뜰 위에 높은 담장 구실을 하고 있는 대나무숲, 정감있는 초가 지붕,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정원, 영랑이 책 읽은 모습이 있는 별채, 그리고 곳곳에 영랑의 시가 담겨 있는 바위들. 비록 생가는 원래의 모습은 아니고 90년대에 복원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 아름다운 남도의 집은 영랑의 맑은 싯구들을 닮아 있었다.

   
 
     

영랑생가 앞에서 담쟁이의 부착뿌리의 모습을 확인하는 서울의 초등학생...;;;  

  

강진 시내는 작았지만, 생각보다 잘 정리된 모습이었다. 여기 저기 맘에 드는 구석구석들이 엿보였는데, 잠시 들른 것만으로 무어라고 말한다는 것이 맞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다른 지방 소도시들과는 달리.. 유럽의 아름다운 지방 소도시들처럼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보였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다산초당을 향했다. 다산박물관에서 초당으로 가는 길도 역시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었는데, 황토로 다져놓은 길과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숲은 정말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게 만드는 매력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가는 길에는 작은 차밭이 자연스러운 정원을 이루고 있었고, 황톳길을 따라 초당으로 걸어가는 기분은 정말 상쾌하기 그지 없었다.

   

   

 

아침 내내 내린 비때문에 산 길을 오르는 우리 식구들은 땀으로 범벅이 된 채로 초당에 도착했다. 오르는 길에는 곧게 뻗은 대나무와 또 다른 곧은 나무들이 울창하고 나무뿌리들과 바위들이 자연계단을 만들고 있었다. 초당과 동암, 서암을 둘러 보고.. 다산이 만들었다는 못도 보고....

내려오는 길에.. 누군가가 초당의 "당"을 "딩"으로 만들어 놓은 안내판을 보고는.. 지윤이가 재미있어 하며 카메라를 가져가더니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아이들은 그런 것들이 재미있는가 보다.

       

강진 시내로 들어와서 늦은 점심 또는 이른 저녁을 먹으로 한정식집엘 갔다. 분재들로 가득한 너른 마당을 가지고 있는 한옥집이었는데, 음식도 맛갈스러웠다. 다양한 반찬과 요리들과 찰밥. 친절한 종업원들. 여행 중에 만난 전라도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고 다정했다.

   
밥을 다먹고 난 상을 바라보는 도윤이.
   

강진에서 천관산 쪽으로 넘어와 해변을 따라 드라이브를 했다. 해변에는 허수아비인지... 달걀귀신 인형들인지... 죽창과 삼지창 등을 들고 해안을 따라 쭉 세워 놓은 장면도 있었는데, 차를 세우지 않아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게 무슨 전시였는지 잘 모르겠다. 일본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 하니 우리 땅을 지키는 농민들의 모습을 전시한 것일까?

어느 해변가에 차를 세우고 갯벌에 바다를 향하여 길게 난 길을 따라 걸어가 보았다. 갯벌 위에 있는 수백 수천 수만마리의 게들이 따딱 따딱 소리를 내고 있었고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수많은 갯벌 생물들이 길 위에서도 잘 보였다. 남해의 저녁 석양이 비치기 시작한 하늘은 그림처럼 아름다왔다.

   

   

   

   

조금 더 가니 두 개의 상록수섬이 연달아 있는 해안이 있었는데, 저 숲에는 무엇이 있을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저 섬에 만들어진 상록수 숲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마량항. 아마 이곳은 바다 낚시로 유명한 곳일 지도 모르겠다. 해안을 따라 낚시도구를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여기에도 잘 지어진 방파제가 두어 곳이나 있었는데, 우리는 하방파제에서 저녁 노을과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바다를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날. 천관산의 숙소를 정리하고... 아열대의 숲처럼 푸르름이 우거진 한여름의 남도를 떠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오는 길에는 담양의 소쇄원을 들렀다. 입구에서 만난 토종닭은 풍채도 참으로 당당하더라. 아름다운 대나무 숲을 지나면 아기자기한 정원과 정자, 옛집과 담장이 나타난다. 영국에서 보았던 고성과 그 정원의 아름다움이 떠올랐다.

   

   

   

   

대나무들을 좀 더 많이 보고 싶어서 담양 대나무숲을 찾아갔는데... 그 찾아가는 길에 늘어선 포도밭 앞에서 포도를 한 상자 샀다. 덤으로 얻은 한 송이를 먹어 보니 포도가 정말 달다.

담양 대나무숲. 담양에는 다른 유명한 대숲과 아름다운 산책길들도 있다는데... 우리가 허기도 때울 겸 들른 곳은 드라마와 CF촬영장소로도 유명한 곳이었다. 대숲에 있는 까페에서, 죽순이 가득 들어 있는 수제비를 먹고, 댓잎차도 마셨다. 도윤이는 입구의 밤나무의 덜 익은 밤열매들이 신기한지 한참 쳐다보다 가시를 만져 보았다. 아야..

까페를 나와서 "출입금지" 표시가 있는 대나무숲에 들어갔다. (물론 허락을 받고...) 엄청나게 굵은 대나무들도 잔뜩 있었고, 여러해에 걸쳐 대나무들을 잘라낸 자리들도 꽤 많이 보였다. 산책로는 온통 댓잎들로 뒤덮여 있었다. 문제는 모기들과 거미들... 모기들이 간만에 대숲에 들어온 방문객을 환영하는 잔치를 벌이려고 달려 드는 통에 아이들은 소리를 질러대고... 사진은 다 흔들려 버렸다..^^;;

   

   

   



서울로 돌아 오는 길... 마침 퇴근시간에 딱 맞추게 되고 말았다. 차는 오산.. 기흥...에서부터 밀려서 서초까지 줄곧 밀렸다. 역시 서울은... 한참 남도의 자연에 빠져 있던 우리를 반갑게 맞아... 생활로 돌아오게 해주려는 것인가 보다.
휴가가 끝났다.
Posted by 슈삐.

1. 7월30일, 월요일.

게으른 부부는 전날까지 짐도 안 챙겨놓고 있다가 아침에야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은 해운대로 간다는 것 말고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 당초에는 남해나, 전남의 해안 쪽을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서울에서 겨우 며칠 전에 숙소를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 사실은 아니었다 보다.. 라고 해야 한다. 내가 찾아 본 것이 아니라 남편이 찾아 본 것이므로.

일단 남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잡아본 숙소가 해운대의 한화리조트. 부산에는 가본 적이 있어서 (그것도 벌써 10년이 훨씬 넘은 것 같지만), 사실 별로 내키지는 않았다. 더구나 해운대라... 여름 휴가 피크 시즌만 되면 TV뉴스에 최대인파 운운하며 나오는 장면이 바로 해운대 아니던가. 왜 내가 거길 가야 하는 건지.. 사람구경은 서울에서도 매일 실컷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숙소가 거기밖에 없단다. 딸내미 둘 데리고 여기 저기 헤매 다니기도 그렇고.. 결국은 그러자고 했다. 부산에 가는 김에 심하게 잡음이 나는 악기를 에떼르노 성훈님께 보일 수 있겠다는 것이 유일한 위로라고나 할까.

어찌 어찌 오전에 출발은 했고, 분당에 들러서 회원카드를 빌리고 (결국은 할인을 못받았지만..), 고속도로를 탔다. 나는 조수석에 앉아 해리포터에 열중하고 있었고.... 휴게소에서 대충 점심을 때우고, 달려 달려... 5시 경에 해운데 한화리조트에 도착. 바다가 바로 앞에 있었고, 주위에는 타워팰리스 같은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 있거나 공사중이거나 했다. 해운대라는 동네는 마치 서울의 청담동처럼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건물들과 가게들이 잔뜩 들어서 있는 것 같았다.

짐을 내려놓고는 산책을 나섰다. 웨스틴 조선 호텔 쪽으로 걸어서, 해운대 해수욕장까지. 월요일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다. 바닷가라서 그런지, 저녁 무렵이라서 그다지 덥지도 않았고... 지윤이와 도윤이는 잠시 모래장난을 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따라서 쭉 걷다가 모씨가 추천했다는 횟집으로 갔다. 돌도다리를 한 마리 잡아서 네식구가 포식을 했다. 서비스나, 시설이나, 음식이나... 서울만큼 깔끔하고 괜찮았다. 부산에 왔다거나, 여행을 하고 있다거나 하는 느낌이 별로 안드는 점이 흠이라고나 할까.

콘도로 돌아와서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노래방에서 1시간을 보내다가 방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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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7월 31일 (화) 에떼르노 공방

다음날은 콘도 앞에 있는 곰탕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시설과 가격은 서울의 강남의 곰탕집 같았는데, 맛은 영 아니올시다였다.

늦은 아침을 끝내고 차를 몰고 다리를 건너 에떼르노 공방으로 갔다.  성훈님은 1시간이 훨씬 넘게 (시계를 안봐서 모르겠지만 거의 두 시간정도 걸렸던 것 같다), 이리 저리 악기를 둘러보고 이것 저것 봐꿔 보며 잡음의 원인을 찾으려고 진땀을 뺐다. 결국 발견한 가장 그럴 듯한 원인은 오래된 레이블. 풀이 붙어 딱딱하게 말라 붙은 레이블이 오락가락 하는 습기에 반응해서, 습한 날은 더 심한 잡음을 내고 있었을 것이라는 것. 결국은 슈스터라고 쓰여진 레이블을 떼어 냈는데, 그 밑에 스트라디바리 카피라는 레이블이 하나 더 붙어 있는 것도 발견했다.

공방은 생각보다 더 아담했다. 남편은 성훈님 첼로와, 반수제 첼로를 켜보았는데, 확실히 성훈님이 직접 제작한 첼로가 소리내기가 편했다고 한다. 반수제 첼로의 외양은 매우 화려했는데, 수제첼로는 올드 이미테이션이면서 소박하고 고급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가지고는 싶지만... 차마 가격을 물어보지도 못했다. 나중에, 수년 후에, 남편이 첼로를 끝까지 열심히 하면 그 때는 한번 생각해 보아야 겠다.

아이들은 쉽게 지루해 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내 악기의 잡음은 사라졌다. 악기의 어느 부분 아교가 떨어졌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라는 걸 알았다. 성훈님은 미세조정기도 이쁜 것으로 바꿔 주셨고, 수고비도 받지 않으셨다. 오랫동안 너무 공들여 봐주셨는데...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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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7월 31일 (화) 아쿠아리움과 조개 구이

해운대로 다시 돌아 갔다. 부산에 새로 생긴 아쿠아리움이 상당히 좋다더라는 소문을 들어서, 아이들에게는 좋은 장소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차를 지상 주차장에 세워둔 고로... 바이올린을 매고는 아쿠아리움으로 향했다. 어제는 시원했는데... 오늘은 쨍쨍 햇빛이 장난이 아니다, 바이올린을 매고 걸으면서도 막 따끈하게 손보고 나온 악기에 무리가 갈까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아쿠아리움은.. 서울의 코엑스 아쿠아리움 보다 어떤 면이 더 나은지 잘 모르겠다. 상어 수조 같은 것은 조금 더 나아 보이기도 했는데, 특히 더 재밌지는 않았다. 잠수부의 마술쇼도 보고, 인어 공주 공연이 있었다고 했는데, 어디서 하는 지 몰라서 그냥 나왔다. 아이들에게 돌고래 머리띠를 하나씩 사주고...

차를 타고 이번엔 조개구이를 잘 한다는 곳을 찾아 갔다. 역시 모씨의 추천 장소. 야외의 천막 식당에서 조개구이, 가리비구이, 된장찌개를 먹었다. 안면도의 조개구이 보다 낫다. 뭔가 허름해 보이는 식당에서 영 엉망인 서비스를 받으면서 음식을 먹고 있으니, 부산에 온 것 같았다. 어제 보다는 오늘이 좀 더 localize된 것인가. 식당에서는 해송과 방파제와 낛시하는 사람들과 바다가 보였다. 

상당히 긴 시간동안 조개와 씨름을 하고는 바닷가로 갔다. 낛시를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고, 벌써 저녁 무렵이라,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있었다. 바닷가를 산책하고는 다시 차로 돌아왔다. 악기를 차에 둘 수가 없어서 계속 들고 다니느라 상당히 피곤...

일찌감치 콘도로 돌아와서 과일을 먹고 TV를 보고... 난 또 해리포터를 읽었다.


4. 8월 1일 (수) 을숙도와 남부의 교통체증

어딜가야 하나.. 원래 계획도 기대도 없이 떠나온 여행이라 그런지, 별로 가볼 곳도 마땅치 않다. 일단 철새도래지라는 을숙도를 가보기로 했다. 거기에서 진주로 가서 촉성루를 보고, 서울로 돌아가자.

을숙도는... 때를 잘 못 맞추어 간 것인지, 새가 한 마디도 없었다. 을숙도 조각공원이 있어서 잠시 구경을 했다. 자전거를 빌려 주는 곳이 있어서 자전거를 탈까도 싶었는데, 햇빛이 너무나 따가웠다. 무얼하고 놀아야 하는지 난감해 지는 순간....

부산에서 진주로 가는 길에 들어서서 조금 가자, 교통체증이 시작되었다. 이건 좀 심하다. 진주 촉성루를 포기하고 이 허탈한 여름 휴가 여행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건가.... 차는 진주까지 밀리고 있는 듯 했다. 도저히 갈 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우리는 서울 방향으로 진로를 변경했다.

난 조수석에서 책을 읽다가 조금 자다가 하면서 서울로 돌아왔다. 서울에 거의 다 왔을 즈음에 운전을 바꿔 줄까 했었는데... 결국은 그 긴 거리를 남편 혼자 운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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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많이 보고 얻은 여행은 확실히 아니었고, 충분한 휴식이 된 것도 아니었다 (특히 남편에겐). 3일동안의 여행이었지만, 첫날과 세째날은 차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실제로는 1.5일정도의 짧은 여행이었다.

그래도, 바닷바람은 시원했고, 음식을 즐겼으며, 가보고 싶었던 에떼르노공방에도 갔다왔다. 그냥 단순히 서울을 벗어나서 좀 멀리 다녀온 것으로 조금의 기분전환이 되긴 했다. 아이들은 수영장에도 바다에서 못들어간 것이 영 아쉬울 지도 모르지만... 이런 저런 사람들을 구경하고, 올빼미도 보고, 노래방도 가고... 별 불만 없어 보인다. (내 착각인가..)

그래도 다음엔 좀 더 나은 여행을 하고 싶다. 국내 여행을 하더라도, 사전에 좀 더 많이 알아보고 계획을 많이 세우고.. 무엇보다 시간을 좀 더 길게 잡으면 괜찮지 않을까. 가을이 깊어갈 즈음에 또 한 번 여행을 갈 수 있었으면...

Posted by 슈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