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잔뜩 밀리는 지루한 퇴근길이었는데 반포대교를 건너다 남쪽 하늘을 보니 흐리멍덩한 저녁 하늘에 선명한 무지개가 떠있었다. 완전한 반원을 이루고 있는 무지개였는데 급하게 찍어 본 사진엔 잘 나오지 않은 것 같다.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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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에 추가를 하자!
워낙 보안에 목숨을 거는 회사이긴 하지만... 개인 메일이나 게임사이트 같은 곳을 제외하고는 많이 막아 놓지는 않았었는데 오늘 회사를 가보니 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일단 내 블로그에 들어가려면 사번과 회사 비밀번호를 넣어야 한다. 내 텍스트큐브 블로그 뿐만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웹사이트들 또는 개인 웹사이트 등에 들어갈 때는 무조건 확인을 거쳐야 하는 모양인데, 개인 목적으로 인터넷을 쓰는 것을 회사에 공지하고 싶지 않은 다음에야 사번과 비밀번호까지 넣어가면서 블로그에 접속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듯...; (그래도 사번과 비밀번호를 넣어서 확인해 주면 연결이 되는 것 같다. 이준구교수님 사이트도 본인 확인을 거치니까 연결이 되기는 하더라;;;)
확인차 여러 사이트에 가보았는데, 일단 네이버는 된다. 하지만 네이버에서 보여주는 광고들은 모두 깔끔하게 "Forbidden"이라고 처리되어 있다. igoogle도 들어가 지기는 하지만 가젯 중에서 게임이나 메일 등은 역시 Forbidden. 다음이나 야후 등의 포털은 가능, 하지만 포털에서 신문사로 넘어가면 상당부분 다시 사번과 비밀번호를 확인하라고 한다. 다음 카페는 Forbidden.
그나마 네이버 카페가 되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건가 싶다. ㅠㅠ 이제 해결책은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 밖엔 없는 것인가.....ㅠㅠ
(얼마 전부터는 회사에서 USB사용도 금지되었고;;; 메일 첨부로 나가는 모든 파일이 서버에 기록된다. 그래... 회사에서는 일만 해야쥐..;)
연주는 모차르트의 불협화음으로 시작되었다. 음... 이게 모차르트가 맞는가 싶은 생각이 살짝살짝 드는 연주다. 뉴요커가 연주하면 모차르트는 이렇게도 되는구나. 아니면 내가 모차르트를 너무 편향되게 듣고 있었던가...?
이어지는 곡은 편안한 드보르작의 아메리카. 체코인이 보는 아메리카라기 보다는 너무나 미국적인 아메리카다. 하지만 정말 맛깔나게 연주한다. 특히 비올라와 첼로의 저음부가 매력적이었다. 첼리스트 데이비드 핀켈은 음악가라기 보다는 영화에 나오는 5-60년대 미국 사업가 같은 외모로 (아마추어 첼리스트 같은 외모라는 말...) 멋진 연주를 들려 주었다. 눈이 보는 것과 귀가 듣는 것이 서로 매치되지 않아서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ㅎㅎ
2부의 쇼스타코비치는 악장간 간격이 없이 다섯 악장이 이어서 연주되었는데 딴 생각이 들 틈이 없을 정도. 분명히 4명이 연주하는데 내가 듣고 있는 음악은 오케스트라의 느낌이었다. 더구나 쇼스타코비치의 독특한 리듬감과 멜로디를 "신나게" 살려내는데... 이것도 너무 미국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은 그대로 또 좋았다. 쇼스타코비치 연주에서도 비올라와 첼로는 상당히 인상적인 연주를 들려 주었다. 두 바이올린도 때로는 파워풀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꽤 까다로와 보이는 테크닉을 소화하면서도 딱 그들의 쇼스타코비치를 들려 주었다.
악기소리는 바이올린들 보다는 비올라와 첼로 쪽이 더 좋았다. 드러커의 바이올린은 가끔씩 g현 하이포지션에서 버징소리를 냈던 것 같은데, 그것이 의도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필립 셋처의 연주가 더 부드럽게 느껴졌고 드러커의 악기는 조금은 성마른 느낌이었다.
관중들의 호응에 이어진 첫 앵콜곡은 드보르작의 사이프러스를 쿼텟을 위하여 편곡한 곡이었고 두번째는 놀랍게도 베토벤 라주모프스키 3번의 피날레였다. 으윽... 이걸 앵콜로 해주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다. 더구나 노친네들이 이렇게나 빠른 속도로 이렇게나 파워풀하게 연주를 해주다니.... 앵콜까지 다 듣고 나니 계속 나를 괴롭히던 무기력증에서 상당히 회복된 느낌이 들었다... 진짜로.
연주를 보면서 에머슨 쿼텟은 매우 미국적인 (그것도 상당히 이스트코스트적인) 음악가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어째 그 사람들이 연주하러 여기 와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 일로 여기 와 있고 곧 미팅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ㅠㅠ 왜 그런 느낌이 자꾸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최근에 내가 미국인 연주자들을 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 것인지도...;;
프로그램
그간 꾸준히 해오던 레슨을 일단 중단했다. 이유는 몸이 너무 힘들어서...
몇달전부터 아프던 목이 너무 심해져서 한의원도 가보고 정형외과도 가봤으나, 별 차도가 없고. 종일 모니터를 보고 일하는데다가 집에 가서도 컴퓨터를 자꾸 보게 되어서 그런 것인듯하다. 그러다가 바이올린 연습을 하면 목이 더 아파지고...
왼손 엄지 손가락도 꽤 오래 전부터 아프던 것이었는데, 최근에 심해졌다. 정형외과에 가보니 살짝 삔 것처럼 보인다고;; 예전에 노트북에 달린 빨콩마우스를 하도 써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힘을 빼야할 왼손으로 악기 넥을 너무 꽉 잡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건 통증이 좀 심해졌고...
올해 들어서부터, 비염도 심해지고 결막염에 안구건조증도 좀 있고 (이건 고양이 알러지인듯;)...; 어째 온 몸이 골골한다. 한 군데 심하게 아프면 어떻게 병가라도 내보겠는데, 살짝살짝 여러군데가 시원찮으니..... 아무래도 노환인가....;
하여간... 연습하는 것도 힘들고, 레슨받는 것도 힘들고, 일단 좀 쉬면서 몸을 회복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레슨을 중단하는 것보다 회사를 중단하는 것이 훨씬 끌리는 옵션이기는 한데;;; 그러면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지기 때문에..ㅠㅠ
2008년에 오기로 했다가 내한이 취소되었던 이 트리오의 공연이 1년 반이 지나서 다시 기획이 된 모양이다. 당시에도 예매를 했다가 꽤 실망을 했었기 때문에 이번엔 꼭 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22일에 여러 가족들과 같이 가는 여행일정이 잡혀 버렸다. 좀 고민을 했지만, 공연 시간도 이르고 해서 끝나자 마자 열심히 가면 저녁시간엔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공연을 보는 것으로 강행하기로 했다.
사실 트리오 멤버 중 대중적인 인기는 아마도 엠마누엘 파위 (파후드)가 가장 높을 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겐 그보다는 트레버 피녹경과, 유러피언 브란덴부르크 앙상블과도 내한했고 (그 때도 피녹경과 함께) 또 계몽시대 오케스트라와 같이 내한해서 정말 인상적인 연주를 보여주었던 첼리스트 조나단 맨슨, 이 두사람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피녹과 맨슨이 바쏘 콘티뉴오를 담당하는 플룻 소나타를 연주할 수 있는 플루티스트란... 역시 굉장한 연주자로군... 이라는 생각은 첫 곡이 시작되자 마자 들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명료한 그야말로 천상의 소리라고 할 수 있는 플룻 소리가 연륜과 안정감이 가득찬 하프시코드와 첼로와 같이 어우러졌다. 시대악기 연주자들과 함께 하는 연주여서인지 은빛나는 모던 플룻으로 마치 트라베르소에서 나올 법한 부드러운 음색 (그러나 역시 화려한)을 만들어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반부에는 피녹의 하프시코드 독주와 파위의 플룻 독주 연주가 있었는데, 피녹이 연주한 헨델의 샤콘느와 변주가 꽤 마음에 들었다 (원래 하프시코드 독주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님^^;;) 후반부 맨슨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도 괜찮긴 했지만 나에겐 1034번과 1035번에서 앙상블과 함께하는 첼로가 어쩐지 더 마음을 끌었다.
앵콜은 파위의 플룻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는 두 곡. 같이 공연을 본 도윤이는 첫 앵콜곡인 바디네리가 가장 좋았다고 ^^;
전날 쓸데없는 과음으로 인해;;; 두통도 좀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즐기지 못한 것 같아서 약간 아쉽긴 하지만, 확실히 놓쳤다면 엄청 아쉬울뻔한 공연이었다.
프로그램
J.S. BACH, Flute Sonata in E minor, BWV 1034
HANDEL, Chaconne and Variations in G major, HWV 435 (Harpsichord solo)
TELEMANN, Fantasie No.9 in E major, TWV 40:10 (Flute solo)
J.S. BACH, Flute Sonata in B minor, BWV 1030
Interval
J.S. BACH, Flute Sonata in E flat major, BWV 1031
J.S. BACH, Suite No. 1 in G major, BWV 1007 (Cello solo)
J.S. BACH, Flute Sonata in E major, BWV 1035
앵콜곡
J.S. BACH, Badinerie from Suite BWV 1067
Vivaldi, Flute Concerto "Il gardellino" RV 428 2악장
할인 특가로 구입해서 화요일에 배송을 받았습니다만, 이제야 사진을 올려 봅니다. 할인가에 온라인 서점의 포인트와 쿠폰 등을 이용해서 꽤 저렴하게 샀어요.
일단 커버. 요건 별매품인데 디자인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ㅠㅠ 전자잉크가 보이는 액정이 약해서 커버는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좀 이쁜 디자인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처음 전원을 키면 3초 정도 후에 보여지는 부팅화면입니다. 저 그림 책 읽는 아가씨 옆에 고양이가 있었으면 딱 좋았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보여지는 첫 화면. 전 원래 들어 있던 epub파일들 (한 4-5개 정도) 말고 이런 저런 이북 텍스트 화일들을 넣어 봤습니다. 어디서 구했는지는 묻지 마세요...ㅠㅠ
저희 남편 것과 비교... (랄게 뭐 있겠습니까. 똑같은데..;;;)
커버를 열면 손을 끼우도록 되어 있는 밴드가 있습니다. 뒤로 접어서 손을 넣으면 된다는군요. 페이지원은 만화책으로 변신....;;
만화책을 보는 경우....;
좀 더 자세한 근접샷. 텍스트 파일입니다.
영어 책의 경우... 더 작게 볼 수도 있긴 합니다만... 눈이 침침해서..ㅠㅠ 영어만 보면 눈이 침침해진다는...;;;
요건 살 때 끼워 주는 메밀꽃 필 무렵.
다른 책.... 역시 텍스트 파일.
이건 epub 파일입니다. 구입하는 이북이죠.
두께는 얇습니다. 아이폰 정도...? 손이 작아서 그다지 얇게 보이지 않을 수도.... 10살짜리 도윤이의 손입니다^^;;
뒷면.
스크린세이버 화면과 라라 엉덩이;;; 스크린세이버 화면은 바꿀 수 있다는데 어떻게 바꾸는지는 모르겠네요..;;;;
라라와의 크기 비교샷...;;
커버 냄새를 맡는 울 라라....
핸드폰과의 크기 비교.
두께 비교. 핸드폰이 더 두껍네요. 폴더형이라 그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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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연주회에서 이 곡들이 한번에 연주된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냥 생각해봐도... CD 두 장에 가득 들어가는 이 곡을 바이올린 혼자 무대에 서서 하룻 저녁에 모두 연주한다는 일이 얼마나 엄청난 일일까 싶었다. 연주자에게는 그런 공연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음악적인 완성도를 떠나 대단한 일일 것이며, 관객에게도 실연으로 6곡을 모두 앉은 자리에서 들는다는 것이 무척 행복한 일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독일 바이올리니스트인 테츨라프는, 위와 같은... 마치 마라톤을 완주하면서 느끼는 보람을 느끼기 위하여 이런 프로그램을 가지고 연주를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나는 마라톤이나, 아니면 연장전까지 이어지는 긴 축구경기를 보려는 마음으로 객석에 앉아 있었는데, 그는 그게 아니라고, 내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라고 바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수수한 옷차림으로 무대로 나왔다. 그의 손에 들린 것은 건강하고 맑은 음색을 지닌 바이올린. g단조 소나타는 의외라는 느낌이 들만큼 빠른 템포였고, 곡의 해석도 너무 독특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동안 낯설었다. 폭풍같이 흘러버린 프레스토 악장에서는 그 속도에 헉... 하다가 끝났고.
파르티타 1번에서도 속주가 계속되었지만, 그제서야 점점 그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어진 소나타 2번에서는 테츨라프도 나도 이제 그의 바이올린에 완전히 적응이 되었다. 도무지 한 명이 연주하는 것 같지 않아서 계속 쳐다보았던 그의 활. 내 귀는 두 명의 연주를 듣고 있는 것 같은데 분명히 연주자는 하나. 활을 무척 가볍게 잡고 있고 활 잡은 손의 모양도, 손목의 모양도 크게 변하지 않는데도 그의 바이올린에서는 참으로 다채로는 음색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빠른 악장에선 저 사람 손에는 모터가 달린게야... 라는 생각이 들도록 정신없이 흘러가게 하지만, 푸가와 느린 악장에서는 풍부하고 섬세한 느낌.
악기는 느낌 탓인지 무척 훌륭했지만 여전히 새악기 특유의 약간 금속성인 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잠깐... 300년된 음악에 새악기가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어차피 음악은 그것이 몇백년된 것이어도 지금의 이야기를, 바로 지금 살아있는 연주자의 손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곧 들었다.
연주는 휴식시간이 지나고 난 후 정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파르티타 2번. 바로 코 앞에서 펼쳐지는 연주여서인지 다른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았다. 단조로 이어온 이 연속곡에서 비장함의 극치로 클라이맥스를 이루는 곡. 전반부보다 음색은 더 훌륭해졌고, 테크닉도 놀라웠다. 앞 줄에서 봤더니... 정말 이 곡들을 어떻게 이렇게 연주하나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다. 챠코나(샤콘느). 실제 샤콘느 연주를 정말 멋지게 하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연주를 듣다보면... 아 정말 어려운 곡인가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테츨라프의 연주를 들으면서도 물론 어려운 곡이구나 싶기도 했지만, 테츨라프의 챠코나는 이런 이야기였구나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옥의 티는 챠코나가 끝나고 바로 나온 안다박수.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관객들은 숨죽이면서 또 곡의 여운을 즐기면서 박수를 보내서 좋았었는데.... 너무 잘 아는 곡이 나와서 였을까... 조금만 더 그대로였으면 좋을 부분에서 박수가 나와 버렸다.)
소나타 3번. 장조로 바뀌었다는 실감이 전혀 나지 않게 챠코나와 이어지는 느낌의 1악장. 테츨라프가 스스로도 이야기했듯이 바로 이런 부분때문에 그는 전곡 연주를 고집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푸가는 정말.... 도무지 활을 저렇게 잡고도 어떻게 저런 소릴 낼 수 있는 건지... 파르티타 3번은 이제 완전히 자신감 넘치는 페이스에 들어선 듯했다. 밝은 악장에서 울리는 그의 바이올린도 멋지고. 가끔씩 이 박자가 아닌데 싶은 부분부분들이 있었는데 초반부의 어딘가 모르게 너무 달리는 듯한 속도의 느낌이 아니라 연주자가 일부러 이야기를 맛깔나게 하기 위하여 조절하고 있는 듯 했다.
대단한 에너지와 파워를 가진 연주자. 그리고 그의 악기였다. 시간을 두고 녹음을 한 전곡연주 음반과는 전혀 다른 "전곡연주". 테츨라프가 바로 내 코 앞에서 들려주던 바흐 이야기는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다.
프로그램
(아래 글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잔뜩있어요^^; 뭐 많이들 보셨으니 크게 관계는 없을지도...)
아바타에 대한 상반된 관람평.
작년 말에 지윤이가 친구들과 아바타를 보고 왔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화장실을 두 번이나 왔다갔다 했다고 했었다. 그 말에 확실히 여자 아이들이 싫어하는 SF액션 전쟁 영화인가 보다라고 막연히 추측을 했었다. 그런데 아바타가 무슨 영화인지는 별로 관심이 없어도 조금씩 알게 되었는데, 엄청날 정도의 흥행성적 때문에 주위에 본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언론에서 보수파들이 아바타를 "좌빨"영화라고 한다는 둥의 이야기가 실리기 시작하니까 슬슬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일단 "볼거리"는 확실하다고 하니 스토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럭저럭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도윤이를 데리고 조조를 예약했다. 갑자기 예약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3D 표는 구하지 못했지만...
도입.
해병대출신의 퇴역 상이군인이 주인공. 일단 군인은 체질적으로 안 맞는데... 그런데 그 군인이 판도라 행성에 도착한 신삥에게 무시무시한 협박을 하고 있는 퀴리치 대령을 보고 씨익 비웃는다. 오호... 역시 듣던대로인 모양이다.
그리고 등장한 나비 족.
영어로 Na'vi이긴 한데 한글을 아는 사람이 지은 이름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그들이 매우... 아주 많이... 고양이를 닮았기 때문이다. 노란색의 크고 둥근 눈은 주변의 명암이나 자신의 감정에 따라 홍채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기도 하고, 적이 나타나거나 못마땅할 때는 '하악질'이 작렬이다. 꼬리는 고양이처럼 그 사람의 감정을 나타내는 듯 움직이고 좁은 나뭇가지 위에서도 뛰어난 균형감감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다. 매우 민첩한 고양이과 동물처럼.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눈에 나비족이 고양이를 모델로 만들어졌다라는 추측을 할 수 있을 것이었다. 여주인공인 네이티리는 특히 더....
판도라.
이건 확실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를 연상시킨다. 떠있는 섬. 지브리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것과 카메룬의 CG 둘 중에서 묘사된 모습만 보자면 CG의 승리다. 아마 3D로 보면 더 멋지겠지. 그렇지만 아이디어의 원조는 지브리일지도... 아니면 걸리버 여행기...?
판도라의 생명체는 반짝거린다. 판도라에 묻힌 광석의 영향인지 네트워크처럼 광섬유 같은 것으로 연결된 이 별의 생명체들은 모두 빛이 난다. 묘하게도 밤에 빛나는 그것들의 모습도 지브리 애니메이션들을 떠올리게 했다. 예를 들면... 좀 뜬금없지만... 반딧불의 묘 같은...;
나비족 전사들이 타는 커다란 새, 이크란.
이크란과 나비족 전사와의 관계는 퍼언연대기의 드래곤과 드래곤라이더의 관계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크란은 단 한명의 주인만을 태우고 날아가는 데에다 그 이크란을 타려면 목숨을 걸고 다가가 교감을 해야만 한다는 점은 아무래도 퍼언연대기 삘이 난다. 사실 생각해 보면 지구에서 떨어진 행성에 지구인들 떼거지로 몰려간다는 상황 자체가 퍼언연대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저 우연히 비슷한 설정들이 사용된 것일 수도 있고 카메룬이 동서양의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에서 모티브를 얻고 아이디어를 얻어서 영화를 만들었거나... 사실 별 관심은 없는데, 어쨌거나 확실하게 재미있는 것들을 잔뜩모아 볼 거리들을 많이 만들었다는 것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했던 것들을 보는 것, 다르게 보았던 것을 또 다른 스케일로 또 보는 것... 재미있는 일이다.
스토리.
이 영화의 가장 취약점인 듯하다. 일단 스토리는 중세시대 영화인 "늑대와 춤을"과 거의 유사하다. 씩씩하고 꿋꿋한 "주먹쥐고 일어서"양은 여기서 고양이를 닮은 네이티리양으로 환생을 한 것인가. 하여간...; 비단 늑대와춤을 뿐만 아니라 이런 스토리의 영화는 아주 많으니까... 이 영화에서 스토리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제이크 설리가 또 다른 "파워오브원"이 되어가는 장면은 정말 식상하긴 했다. 그렇게 만들어야 미국에서 흥행이 되나보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ㅡㅡ;
그런데... 그는 다리가 고장난 인간의 몸을 버리고 확실히 우월해 보이는 나비족의 몸으로 완전히 이주하는 걸 보면서.... 당초에 그가 다리를 얻기 위해서 대령의 명령을 받아들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제이크 설리는 어찌되었건 목적을 이룬 셈이다. 덤으로 사랑도 얻고. 명예도 얻고.
동양적 또는 인디안적 자연관.
요즈음 미국 영화에서 동양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동경은 드문 일은 아니다. "에너지의 순환"이라던가 "자연을 잠시 빌려쓰고 돌려 주는 것"이라는 등의 이야기는 그다지 생소한 것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토건시대를 살고 있는 나에게는 듣기 나쁘진 않은 이야기들이었다. 음.... 뭐 틀린 말도 아니고 말이다.
하여간... 영화는 재미있었다. 그것도 매우 재미있었다.
판도라의 아름다운 숲과 홈트리가 무너질 때, 힘없는 나비족들이 네이팜탄 등등 흉흉한 무기들로 망가져 갈 때는 의도한 대로 슬프고... 에이와가 제이크설리의 기도를 들었는지 아니면 판도라 네트워크에 접속한 또다른 거주민들인 행성의 거대동물들이 반격을 하여 침입자 인간들을 물리칠 때는 역시 의도한 대로 감동도 받았다. 판도라의 기기묘묘한 식물과 동물들의 모습을 3D로 다시 꼭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모두다 예상대로였다고나 할까....^^
(스포일러는 없거나... 아주 조금 있을지도 모릅니다^^)
밤 12시에 영화를 보러 가는 일은 처음 해보는 것이었다. 크리스마스날이라서 극장 앞 커피점에도 사람들이 많고 영화관에도 사람이 많다. 12시인데도 자리가 꽉 찼다.
어릴 적에 추리소설을 꽤나 좋아했었던 것 같은데, 추리소설의 양대산맥은 역시 홈즈와 루팡이었다. 그중에서 더 좋아하는 쪽을 뽑으라면 난 서슴지 않고 루팡 쪽을 골랐었다. 홈즈는 어쩐지 너무 모범생같은 느낌이었달까.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그다지 땡기진 않았는데... 지인이 보고 와서는 너무나 재미있었다고 (전우치보다 더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하길래 보기로 한 것이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생각해보니 난 거의 20년간 추리소설을 읽지 않았었고, 셜록홈즈는 물론 다시 읽은 적이 없었다. 워낙 기억력이 엉망인 나로서는 홈즈와 왓슨, 안개낀 베이커가, 런던의 모습은 어렴풋이 생각이 나지만 중요한 모리어티 교수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더구나 블랙우드는... 그런 인물이 있었던가.. 싶다.
홈즈 역을 맡은 배우는..... 솔리스트에 나왔던 바로 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솔리스트에서의 느낌과는 좀 다르긴 하지만... 그리고 내가 상상하고 있었던 홈즈와도 많이 다르긴 하지만, 매우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졌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그런 새로운 홈즈역을 아주 잘 소화했다. 싸움 잘하는 홈즈는 좀 충격이었지만...
그리고 원작에서 왓슨의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영화에서는 완전히 다른 왓슨이 나온다. 그는 주드 로... 약간 뚱뚱하고, 성실하지만 추리력에서는 좀 둔한 (홈즈에 비해) 평범한 아저씨인 왓슨 대신에 주드 로는 늘씬하고, 잘생겼으며, 모험도 즐기는 인물로 그렸졌다. 그런데 그것도 꽤 그럴 듯하다. 더구나 홈즈가 왓슨의 연애를 계속 방해를 하는 것을 보면.... 딱 주드 로였었어야 영화가 그럴 듯해지는 것이 맞다 싶었다.
소설에서는 항상 마지막에 홈즈가 범인을 지목하고 그 동안의 추리과정을 쭈욱 설명하는 반면에, 이 영화에서 범인은 확실하다. 추리과정도 찬찬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필름을 빨리 돌리는 듯 쫘르륵 설명된다. 드라마나 영화로 많이 만들어진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에서 처럼 영국 배우들이 영국적인 특유의 느긋함으로 앞에 차 한 잔 놓아 두고 느긋하게 설명하는 장면을 기대했었는데, 뭔가 스피디 하면서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21세기의 홈즈 영화는 그런 것일까.
영화의 또 다른 재미는 19세기의 산업화가 진행 중인 영국과 영국인들의 모습이다. 잔잔한 전원모습이 주로 그려졌던 영국영화과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고나 할까.
재미는 있었으나, 내가 생각했던 홈즈가 아니라서 좀 소화할 시간이 필요했던 영화. 집에 아이들 읽으라고 사놓은 셜록 홈즈 책을 읽어봐야 겠다 싶다.
원래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다. 특별히 영화보는 것을 싫어해서는 전혀 아니고 (사실은 그 반대,,,) 늘 이것저것 관심사가 잡다하다 보니... 영화를 극장에서 볼 시간이 좀처럼 생기질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말연시에는 그동안 통 못보던 영화를 3편이나 볼 수 있었다.
먼저 전우치.
(아래 글에는 스포일러가 조금 들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어릴 적에 읽었던 홍길동전, 임꺽정전 같은 고대소설의 어린이용 버전들 중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 중의 하나가 전우치전이었다. 읽었던 책이 계림문고였는지 계몽사에서 나온 전집에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어린 마음에 도술을 부리는 전우치의 캐릭터가 꽤 맘에 들었었다. 영화 전우치 광고를 보는 순간,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30년 전의 그 전우치전이 생각났다. 하지만, "그래봐야 케케묵은 옛이야기지 뭐"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삐딱한 영웅의 이야기에다가 현대에 나타난 전우치의 이야기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호기심이 생겼다.
워낙에 현실성 없는 판타지나 만화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아바타냐 전우치냐 묻는 회사 동료에게 오로지 전우치 예고편만 보고는 간단하게 전우치라고 대답했었다 (그 때는 아바타가 람보류의 전투영화인 줄 알았음). 크리스마스 전날 근무 땡땡이 치고 영화보러 간다는데 사실 무슨 영화건 관계없이 오케이 아닌가.
그런데, 이 영화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영화를 보면서도 계속 웃고 나와서도 재밌었다고 이야기했는데... 같이 본 사람들은 나만큼 재미있지 않았던 것 같다.
줄거리.... 엉성하다. 감독의 전작들과는 차이가 많이 나는 데다가 완벽하게 매뉴얼대로 흘러가는 내용에 별로 개연성과 설득력없는 등장인물들도 종종 나온다.
CG... 그다지 훌륭한지 잘 모르겠다. 가끔 나오는 요괴들의 모습이 너무 장난감 같아서 영화의 매력에는 확실한 다. 조금 더 상상력을 발휘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 화담은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었는데 끝으로 가면서 너무 흐지부지되어 버린 듯하고, 과부역인 임수정은 현대로 오면서 좀 애매모호한 인물이 되어버렸다. 끝까지 그녀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더라는...; 신선 3총사와 초랭이는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들. 초랭이와 막상막하로 재미있던 캐릭터는 역시 전우치!
강동원이 나오는 극은 생각해보니 별로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잘생긴 배우들이 흔히 그렇듯, 어색한 연기와 어색한 대사를 하는 잘 빠진 배우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전우치는 강동원을 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에 어떤 작품을 했었는지는 모르지만, 전우치 강동원은 딱 상상하던 그 전우치 였던 것이다.
보통 생각하는 영웅들과는 달리 이상주의자도 아니고, 대의명분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며, 시덥잖은 휴머니즘 같은 것도 없는.... 본인의 출세와 명성에만 관심이 있고, 도술을 부려서 자기과시하는 걸 좋아하고 스승님의 말씀은 지지리도 듣지 않는, 아주 친근한 전우치. 그리고 느릿느릿 말하고 걷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어가며 그 전우치라는 캐릭터에 생명력을 준 배우 강동원. 이것이야말로 이 영화가 그토록 재미있게 느껴졌던 이유였다. (물론 그가 아주 잘생긴 배우였기 때문에 좋게 보였을 수도 있다. ^^)
전우치는 친근했다. 그가 부리는 도술은 부적을 가지고 노는 사기이고, 위에서 이야기했다시피 그는 거시적인 것을 생각하는 인간이 아니라 개인의 영달을 바라고 좀 뻔뻔하게 잘난척을 일삼는 아주 정상적인 평범한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그건 5백년 전이나, 자동차가 빵빵거리고 고층건물로 뒤덮인 현대의 서울 한 복판에서나 언제나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함이고, 바로 나의 평범함이기도 하다. 전우치는 시니컬하다. 그는 스스로의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인간이다. 인간세상의 평화, 세상을 망치는 요괴 박멸 따위는 일단 잘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잘난척을 할 수 있다면 또 한다. 그렇게해서 예쁜 여자를 구할 수 있다면 하고...; 하지만 전우치는 의리가 있다. 스승의 원수를 갚으려는 그의 모습이 그렇다.
요컨대... 그는 사실상 이 시대의 소시민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전우치는 요괴 (쥐요괴도 포함^^)도 물리치고, 부적없이 도술도 부리게 되는 것이다.... (그 부분은 재미에 큰 도움은 안되지만) 영화가 시종일관 시니컬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점과 맞닿아 있다. 또 큰 줄거리는 엉성하게 가져가면서 작은 에피소드와 재치있는 대사에 중점을 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끝까지 황당무계하게 만든 것도 (고의적으로?) 어쩐지 이 영화가 시니컬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이런 시니컬함이 썩 맘에 들었던 것 같다.
(시간 나면 한 번 더 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시간은 날 것 같지 않고... 나중에 TV나 동영상파일로 한 번 더 봐야할 것 같다. 영화 본 지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






아침에 눈이 한 5센티 정도 왔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더군다나 좀 늦고 저녁에 레슨이 있어서 악기를 가지고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차를 몰고 집을 나섰습니다. 눈길 운전은 나름대로 익숙해서 별 생각이 없었거든요. 집에서 반포대교까지는 길은 완전히 하얀색이었지만 차가 별로 없어서 금방 출근할 수 있겠거니 하고 생각했지요.
반포대교로 가는 큰 길로 들어서자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차들이 정신을 못차리고 있더군요. 몇 대는 길 가에 그냥 세워져 있고 사고가 난 듯 보이는 차들도 있고. 그래도 어쨌거나 다리쪽으로 갔습니다.
그렇게 들어선 반포대교에서 꼬박 2시간 반을 정말 엉금엉금 섰다가 한 2-3미터 가고 섰다가 또 2-3미터 가는 거북이 운행을 할 수 밖에 없었죠. 다리 한번 건너는데 2시간 반이라니...ㅜㅜ 라디오를 켜보니 정말 곳곳의 길이 엉망진창인 모양입니다.
반포대교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길은 의외로 텅텅 비어 있었는데, 다리를 다 건너자 알겠더군요. 이촌동에서 반포대교로 올라오는 야트막한 언덕... 그걸 차들이 올라 오지 못해서 엉망진창이었던 것입니다. 좀 작은 차는 사람들이 뒤에서 밀어서 올라가 보기도 하고, 나머지는 모두들 포기상태로 길 가에 차를 대놓고 있더군요.
눈은 눈보라 수준으로 내리는데... 이 눈이 오늘 밤까지 온답니다. 다리는 건넜지만 이태원 쪽까지 길을 가득 메우고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차들을 보니 회사까지는 앞으로 얼마를 더 가야 할지... 또 저녁에 과연 퇴근길은 어떨지.... 도저히 차를 가지고 출근을 하는 것은...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새해 첫 출근인데... 음.. 회사에 전화해서 휴가를 내달라고 하고는 차를 돌렸습니다. 한강다리 중에서 올라가는 길이 가장 평평한 다리가 어딜까 생각한 끝에 한남대교 쪽으로 차를 몰아서 다리를 무사히 건너고 집으로 돌아 왔지요.
지하 주차장엔 차 세울 공간도 전혀 없고..;; 그냥 위에 세우고 올라왔습니다. 집에서 내려다 보니 온동네가 눈으로 덮여 있네요. 평화로와 보이지만.... 길은 아직도 전쟁 중입니다.
허리를 삐끗했다. 침맞고 물리치료 받고 하룻밤 자고 일어났는데도 아프다.
이건 근본적으로 기상청 잘못이다. 나는 원래 지상주차장에 주차를 시키는데, 그저께 기상청에서 폭설이 온다는 예보를 듣고는 오래간만에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눈길을 운전하는 것보다, 아침에 차 위에 쌓인 눈을 치우는게 더 힘들기 때문에....
그런데 눈은 정말 병아리 눈물만큼만 왔고... 괜히 지하에 주차했어... 투덜대며 아침에 주차장에 내려가보니, 나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꽤 많아서... 지하 통로에 차가 가득... 다들 이중주차를 시켜 놓은 것이다. 열심히 왔다갔다하면 차를 안밀고도 빠져 나갈 수 있을 것 같긴하지만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아서 앞에 세워진 차를 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차 앞머리를 힘주어 밀었는데....
이런 된장... 차는 꿈쩍도 안하는데 내 입에서 악!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ㅡㅡ; 이건 아니다 싶어서 차 미는 것은 포기하고 어찌어찌 간신히 빠져 나왔다. 그 놈의 폭설예보만 없었어도 지상에 세웠을텐데, 그랬으면 차 미는 일은 안했을텐데.. 투덜대며 회사에 왔다. 운전을 할땐 멀쩡한 것 같았고, 회사에 도착해서도 의자에 앉아 있을 땐 괜찮은 것 같았는데...
점심을 먹으러 나가서 걸으려니 도저히 걸을 수가 없다. 급한대로 회사 옆의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는 조금 풀렸길래 밥을 먹고 들어왔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아프다.
저녁에 금호아트홀에서 공연을 보기로 했는데...ㅠㅠ 도저히 공연을 보러갈만한 상태가 아닌 것 같았다. 못가겠다는 문자를 보내고, 나름 할머니들 허리 아픈것 잘 본다는 한의원을 하나 더 추천받아서 또 갔다.
한의사는 '아까 침을 맞았으면 하룻밤 자면 좀 좋아질텐데...' 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또 침도 놔주고 물리치료도 받으라고 해준다. 한시간을 넘게 그러고 있으니 좀 나아지는 것 같기는 한데 일어나서 나오려고 하니 역시 아프다. ㅠㅠ (그런데 그렇게 하고도 4천원...;; 보험이 되니 정말 싸긴 하다.)
자고 일어나면 좀 낫겠지 했는데, 오늘 아침엔 좀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허리를 피기 힘들고 걸을때는 아프다. 아무래도 며칠 더 고생을 해야 되나 보다.
2009년 마지막에 난데없이 허리를 삐어 고생을 하게 되다니... 더구나 2010년 초까지 고생을 할 모양이고... 이럴땐 그냥 이게 액땜이려니 하고 생각하는 수 밖에 없다. 2010년엔 일이 잘 풀리려고 지금 액땜을 하는 것이겠지. 몇 시간 남지 않은 2009년은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잘 보내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해야겠다. ㅠㅠ
전날 내린 눈으로 온통 얼음투성이인 길. 그 길에 차를 몰고 출근을 했다. 미국에 있을 땐 더한 눈길도 잘만 돌아 다녔는데 뭐... 하면서. 레슨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해서 (눈이 온 날은 차가 안밀린다. ㅎㅎㅎㅎ) 선생님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으시다. 조금 기다리니 도착하신 선생님. 아마 길이 미끄러워서 걷는게 힘들어서 문자를 못 보내셨나 보다. 지쳐서 들어오시자 마자 레슨을 받는 것이 좀 미안했는데... 너무 일찍 왔나...
레슨 시작하고 바로 하는 스케일은 언제나 괴상하게 나온다. 그래도 다음 스케일로 넘어가긴 했고... 카이저는 지난 시간에 지적받던 밑활에서 활이 뒤집히는 현상이 조금은 나아졌다고는 했지만, 여전히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언제부터 밑활이 비뚤어지게 되었을꼬...;; 자세는 계속 자꾸 바뀌고 엇나가고 한다. 소리가 이상해지면 자세가 이상한 것인데 그걸 모르고 활만 눌러 쓴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호만은 붓점을 더 가볍게 써야 하고 빠른 부분에선 손가락이 꼬이지 않도록.... 붓점을 가볍게 연주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직도 잘 와닿지가 않는다. 포르테에 G현 붓점이 있어서 좀 거친 소리가 났던 것 같은데, 또 붓점에 스타카토가 있기 때문에 활을 튕기면서 했는데, 튕기지 말고 활을 많이 쓰면서 가볍게 연주해야 한다고 하신다. 활을 많이 쓰면서 가볍게라.... 활이 밀착되면서도 눌리지 않게 그리고 고르게 쓸 수 있어야만 가능한 것 같은데.....
아마 100년은 레슨을 받아야 할 것 같은 레겐데는 여전히 발전이 없다. 레슨시간에는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은데 다음 레슨을 받으러 가서 해보면 여전히 종전의 상태로 돌아가 있는 듯. 일단 그래도 박자문제는 좀 나아진 것 같긴 하다. 이젠 연결이 더 잘 되어야 한다. 부드럽게 음과 음 사이를 연결해야 하고 피아노를 피아노로 연주하되 음은 확실하게 내야 함. 겹음의 음정을 정확하게하고 옥타브로 올라가는 겹음에서 마지막 장식음도 음정 맞춰서 명확하게. (이건 정말 대충 넘어가고 싶었는데....ㅠㅠ)
악보를 외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야 자세도 음정도 모두 신경써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선생님이 소리를 눈을 감고 들어 보라고 했는데 그건 음정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음색과 프레이징의 연결을 최대한 살려 보라는 뜻이다. 눈으로 분산되는 감각을 귀에 집중해서 내 활이 만들어 내는 소리를 들어 보라고... 그런데 눈을 감고 연주하려면 악보를 외워야 한다.
최근에 어디선가에서 나를 버리고 연주를 해야 한다는 말을 봤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말 일리가 있는 말이다. 나는 무엇을 하건 내 자신을 항상 옆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가끔은 내가 아닌 다른 것에 빠져드는 것도 괜찮은데 말이다.
오늘 회식하는데 미국인들이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미국회사. 회식자리에는 꽤 미국과 가까운 분들이 계셨습니다... 미국인도 포함..ㅡㅡ)
그러다가 생각난 것이 아래 지도들... 미국인들이 보는 세계는 이렇게 생겼다고 합니다. ^^;;;;
가장 널리 퍼져있는 버전~

좀 더 심각한 수준의 버전... 동아시아가 좀 더 자세히 나왔...;;;;;;

캘리포니아... 레이건 지지자들이 보는 세계....;

텍사스 사람들이 보는 세상....ㅡㅡ;;;;;

슈클 신보소식에서 보고 찾아서 구입했다.
국내에서도 파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해외에 주문을 했더니 약 10일만에 받을 수 있었다.
조금 전에 퇴근해서 쭉 살펴 보았는데 불어, 독어, 영어로 된 해설서 한권과 샘플음원이 들어 있는 CD 한권. 두 권이 양쪽으로 들어 있다.
일단 그럴 듯 해보이는데... 읽어 보고, 들어 보고 난 후에 평가를....
박스와 내용물
안의 그림들
책....
CD들이 들어있는 책
내부 박스 그림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그래도 스트링 앙상블 공연을 본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져 있었는데 아웃룩 캘린더를 보니 컨퍼런스콜이.... 5시반부터 1시간을 잡아 놨는데, 공연은 7시반... 요즘 연말이라서 차가 정말 많이 막히는데 제 시간에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다행히 콜이 30여분만에 끝나고... 회사를 벗어났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정말 차가 많이 막힌다. 막히지 않는 길을 찾아 돌아돌아 예당에 도착하니 대충 시간이 맞았다.
크누아홀에는 무료공연이 많아서 늘 한번 가봐야지 했었는데 계속 기회가 닿지 않다가 드디어 공연을 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대학에 있는 홀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들어가 보니 전면을 장식한 파이프 오르간, 아늑한 의자와 2층까지... 역시 예술전문학교라서 다르긴 다른가 보다.
불이 꺼지고 연주자들이 무대로 나왔다. 앳된 얼굴의 연주자들이다. 사이 사이로 낯익은 얼굴들도 보인다. 신아라씨가 악장을 맡고 강주미씨가 세컨을 맡았나 보다. 첫 곡이 시작되었다.
프로그램
W.A.Mozart, Eine Kleine Nachtmusik KV.525
B.Britten, Simple Symphony for String Orchestra
-Intermission-
F.Mendelssohn, Octet in E-flat Major Op.20
생각보다 곱고 정갈한 소리에 깜짝 놀랐다. 모차르트에 딱 어울리는 음색. 너무 화려하지도 크지도 않은 맑은 합주다. 지휘자 없이 신아라씨의 리드에 각 파트가 박자를 잘 맞춰 들어가는데... 지난 번 앙상블 연습때 버벅 대며 초견으로 악보를 읽었던 슬픈 기억이 나서 조금 우울해졌다.;;;
살짝 박자가 어긋난 부분이 있긴 했지만 확실히 젊은 연주자들의 음악은 그 만의 풋풋하고 즐거운 느낌이 있는 듯하다. 이어지는 심플심포니는 연주자들이 서로 웃어가면서 즐겁게 연주한다. 곡 자체도 아기자기 재미있는 구성이라서인지 연주자들도 즐거운 모양이다.
인터미션에는 콘서트홀까지 뛰어가서 주차권을 구입해 오느라 시간이 다가고... ㅡㅜ (콘서트홀에서는 메시아 공연이 있었는데, 관객들도 같이 부르는 메시아 공연이었나 보다. 악보를 펼쳐 들고 같이 부르는 모습인 것 같아서 무척 재미있어 보였다)
기대했던 멘델스존의 옥텟... 파트별 2-3명씩으로 구성하여 연주가 진행되었다. 전반부보다 신아라씨의 리드가 약해진 느낌이 들었지만 다들 복잡한 구성의 곡을 정말 열심히 연주했다. 연주자들이 삥 둘러서 서 있으니 각 파트별로 어떻게 연주하고 있는지도 잘 보여서 관객에겐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앵콜은 크리스마스 캐롤 2곡. 한예종에서 작곡 공부하는 분이 편곡을 해서 앙상블에 선물한 곡이라고 했다. 고요한밤 거룩한밤에서는 하모닉스로 종소리 효과를 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I wish you a merry christmas도 부드럽고 고요하게 피치카토 연주도 편곡되어서 느낌이 좋았고...
끝나고 같이 보러간 앙상블 멤버와 차를 한 잔 하려고 했는데 나와 보니 바람이 정말 찼다. 젊은 연주자들의 앙상블 연주는 앙상블 공부를 하려는 나이 먹은 초보에게 꽤 공부가 되는 것 같다. 비록 그렇게 잘할 수는 없겠지만...
(아래 사진은 공연 안내에 붙어 있던 것인데.. 악기 배치나 연주자는 조금 다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