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끄적끄적/그 외 | 2010/01/04 13:21 | 슈삐

아침에 눈이 한 5센티 정도 왔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더군다나 늦고 저녁에 레슨이 있어서 악기를 가지고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차를 몰고 집을 나섰습니다. 눈길 운전은 나름대로 익숙해서 별 생각이 없었거든요. 집에서 반포대교까지는 길은 완전히 하얀색이었지만 차가 별로 없어서 금방 출근할 수 있겠거니 하고 생각했지요.

 

반포대교로 가는 큰 길로 들어서자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차들이 정신을 못차리고 있더군요. 몇 대는 가에 그냥 세워져 있고 사고가 난 듯 보이는 차들도 있고. 그래도 어쨌거나 다리쪽으로 갔습니다.

 

그렇게 들어선 반포대교에서 꼬박 2시간 반을 정말 엉금엉금 섰다가 한 2-3미터 가고 섰다가 또 2-3미터 가는 거북이 운행을 할 수 밖에 없었죠. 다리 한번 건너는데 2시간 반이라니...ㅜㅜ 라디오를 켜보니 정말 곳곳의 길이 엉망진창인 모양입니다.

 

반포대교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길은 의외로 텅텅 비어 있었는데, 다리를 건너자 알겠더군요. 이촌동에서 반포대교로 올라오는 야트막한 언덕... 그걸 차들이 올라 오지 못해서 엉망진창이었던 것입니다. 좀 작은 차는 사람들이 뒤에서 밀어서 올라가 보기도 하고, 나머지는 모두들 포기상태로 길 가에 차를 대놓고 있더군요.

 

눈은 눈보라 수준으로 내리는데... 이 눈이 오늘 밤까지 온답니다. 다리는 건넜지만 이태원 쪽까지 길을 가득 메우고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차들을 보니 회사까지는 앞으로 얼마를 더 가야 할지... 또 저녁에 과연 퇴근길은 어떨지.... 도저히 차를 가지고 출근을 하는 것은...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새해 첫 출근인데... 음.. 회사에 전화해서 휴가를 내달라고 하고는 차를 돌렸습니다. 한강다리 중에서 올라가는 길이 가장 평평한 다리가 어딜까 생각한 끝에 한남대교 쪽으로 차를 몰아서 다리를 무사히 건너고 집으로 돌아 왔지요.

 

지하 주차장엔 차 세울 공간도 전혀 없고..;; 그냥 위에 세우고 올라왔습니다. 집에서 내려다 보니 온동네가 눈으로 덮여 있네요. 평화로와 보이지만.... 길은 아직도 전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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