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내린 눈으로 온통 얼음투성이인 길. 그 길에 차를 몰고 출근을 했다. 미국에 있을 땐 더한 눈길도 잘만 돌아 다녔는데 뭐... 하면서. 레슨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해서 (눈이 온 날은 차가 안밀린다. ㅎㅎㅎㅎ) 선생님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으시다. 조금 기다리니 도착하신 선생님. 아마 길이 미끄러워서 걷는게 힘들어서 문자를 못 보내셨나 보다. 지쳐서 들어오시자 마자 레슨을 받는 것이 좀 미안했는데... 너무 일찍 왔나...

 

레슨 시작하고 바로 하는 스케일은 언제나 괴상하게 나온다. 그래도 다음 스케일로 넘어가긴 했고... 카이저는 지난 시간에 지적받던 밑활에서 활이 뒤집히는 현상이 조금은 나아졌다고는 했지만, 여전히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언제부터 밑활이 비뚤어지게 되었을꼬...;; 자세는 계속 자꾸 바뀌고 엇나가고 한다. 소리가 이상해지면 자세가 이상한 것인데 그걸 모르고 활만 눌러 쓴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호만은 붓점을 더 가볍게 써야 하고 빠른 부분에선 손가락이 꼬이지 않도록.... 붓점을 가볍게 연주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직도 잘 와닿지가 않는다. 포르테에 G현 붓점이 있어서 좀 거친 소리가 났던 것 같은데, 또 붓점에 스타카토가 있기 때문에 활을 튕기면서 했는데, 튕기지 말고 활을 많이 쓰면서 가볍게 연주해야 한다고 하신다. 활을 많이 쓰면서 가볍게라.... 활이 밀착되면서도 눌리지 않게 그리고 고르게 쓸 수 있어야만 가능한 것 같은데.....

 

아마 100년은 레슨을 받아야 할 것 같은 레겐데는 여전히 발전이 없다. 레슨시간에는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은데 다음 레슨을 받으러 가서 해보면 여전히 종전의 상태로 돌아가 있는 듯. 일단 그래도 박자문제는 좀 나아진 것 같긴 하다. 이젠 연결이 더 잘 되어야 한다. 부드럽게 음과 음 사이를 연결해야 하고 피아노를 피아노로 연주하되 음은 확실하게 내야 함. 겹음의 음정을 정확하게하고 옥타브로 올라가는 겹음에서 마지막 장식음도 음정 맞춰서 명확하게. (이건 정말 대충 넘어가고 싶었는데....ㅠㅠ)

 

악보를 외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야 자세도 음정도 모두 신경써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선생님이 소리를 눈을 감고 들어 보라고 했는데 그건 음정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음색과 프레이징의 연결을 최대한 살려 보라는 뜻이다. 눈으로 분산되는 감각을 귀에 집중해서 활이 만들어 내는 소리를 들어 보라고...  그런데 눈을 감고 연주하려면 악보를 외워야 한다.

 

최근에 어디선가에서 나를 버리고 연주를 해야 한다는 말을 봤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말 일리가 있는 말이다. 나는 무엇을 하건 내 자신을 항상 옆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가끔은 내가 아닌 다른 것에 빠져드는 것도 괜찮은데 말이다.

이전 1 ... 7 8 9 10 11 12 13 14 15 ... 301 다음